화분매개곤충은 꽃가루를 매개하여 농작물의 결실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곤충을 가리키는데 최근 시설 채소와 과수의 경우 화분매개 곤충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살아있는 곤충을 이용하기 위해 농약 살포를 최소화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농업을 실천하게 되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한, 화분매개곤충의 활용은 경제적 가치가 우수하다. 2008년 Ecological Economics지 게재된 한 보고서에는 화분매개곤충의 농업적 이용에 의한 경제적 가치는 1,530억 유로에 달하며, 이는 2005년 세계 식용농작물 생산총액의 9.5%에 해당하는 규모라 할 수 있다. 또한, 화분매개곤충들이 사라지면 그 손실은 1,900억~3,10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과일과 채소의 손실액은 500억 유로, 식용기름 생산 작물은 390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토마토, 호박, 고추 등 신선한 채소를 계절의 구분 없이 일년 내내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시설농법의 발달 덕분이다. 하지만 폐쇄적인 시설의 구조는 노지와 달리 곤충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시설채소가 활발히 재배되는 시기는 겨울을 중심으로 하는 추운 계절이기에 곤충을 쉽게 찾을 수도 없다. 이에 농업인들은 수작업으로 인공수분을 해야 하는데 이는 노동력의 고령화와 비싼 인건비로 농가에 부담을 안기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시설재배 농가에서는 꿀벌, 두영벌, 머리뿔가위벌 등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하고 있다.

주로 딸기의 화분매개에 이용하는 꿀벌은 약 50만 봉군에 달하고 있으며, 기타 시설 과채류 및 노지과수에 화분매개용 꿀벌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 곤충학자 레빈은 1983년 연구에서 꿀벌의 화분매개에 의한 경제적 이익이 189억불로 전체 양봉산물 수익인 1억3천만 달러의 143배에 달한다고 하였다. 또한 30여 개의 주요 작물생산에 벌을 화분매개곤충으로 이용할 때 얻어지는 경제적 효과는 200억 달러가 된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사과, 배 등은 타가수분에 의해 좋은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 1992년 일본에서 처음 수입된 머리뿔가위벌(Osmia cornifroens Radoszkowsky)은 식물의 수분작용에 가장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과재배에 화분매개곤충으로 이용하기 시작하여 2007년 13만 5천수에 이르고 있다.

뒤영벌은 1994년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2,300봉군이 수입된 이래 2004년에는 20배 이상이 증가된 약 30,000봉군 이상이 수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는 이처럼 증가하는 수입 서양뒤영벌에 대처하기 위해 서양뒤영벌의 인공대량증식 및 인공월동방법을 개발하고 국내 뒤영벌 생산업체에 기술 이전했다.

그 결과, 2007년에는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서양뒤영벌이 25,000봉군, 수입한 서양뒤영벌이 15,000봉군으로 국내 뒤영벌 시장의 60% 정도를 국내 생산업체가 차지하게 되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시설재배 농가에 뒤영벌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됨으로써 주요 시설작물의 품질 및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로 인해 농가 소득이 증가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뒤영벌과 같은 화분매개곤충으로 수정된 친환경 농산물이 널리 공급되어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 정향영>